[고양신문] 산황산 용뿔 느티나무 지키려면?… “뿌리부터 건강하게”

관리자
발행일 2023-01-13 조회수 28


고양환경운동연합 토론회 개최
합리적인 느티나무 보전 방안 모색
고양시, 부지 매입 추진계획 밝혀


700여 년 세월의 나이테를 품고 있는 산황동 용뿔 느티나무  [사진제공=고양환경운동연합]
700여 년 세월의 나이테를 품고 있는 산황동 용뿔 느티나무  [사진제공=고양환경운동연합]
[고양신문] 고양에서 수령이 가장 오래된 나무(추정 나이 690살)인 산황동 용뿔 느티나무를 건강하게 보전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시민과 전문가, 시 공무원이 머리를 맞댔다.
고양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조정·윤영학) 주최로 12일 일산동구청에서 열린 ‘산황동 용뿔 느티나무 토질과 뿌리 보호를 위한 토론회’에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노거수(老巨樹)를 건강하게 보전하는 방안들을 다채로운 관점에서 제시했고, 토론을 경청한 시민들도 생산적인 의견들을 보탰다. 또한 고양시청 녹지과장도 토론 패널로 참석해 보호수 관리에 대한 시의 정책 방향을 밝혔다.
(오른쪽부터) 주제발표를 한 홍석환 부산대 교수와 사회를 맡은 김경희 고양환경연합 느티나무보전팀장.
(오른쪽부터) 주제발표를 한 홍석환 부산대 교수와 사회를 맡은 김경희 고양환경연합 느티나무보전팀장.
이날 토론회의 대상인 산황동 용뿔 느티나무는 고양환경연합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골프장 증설 저지 산황산 보전 시민운동’의 상징적 존재이기도 하다. 그동안 고양환경연합은 용뿔 느티나무 보호를 위해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왔고, 매년 가을 고천제를 열며 느티나무가 지니고 있는 역사적 자산을 주민들과 공유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티나무의 십여년 전부터 수세(樹勢)가 위축되고, 태풍에 큰 가지가 부러지는 등 건강 적신호 징후가 뚜렷이 목도됐다. 전문가들은 주변 도로가 포장되는 등 느티나무의 뿌리가 훼손 위협에 노출되는 환경을 원인으로 꼽아왔다.
김경희 느티나무보전팀장(전 경기도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홍석환 부산대 교수(조경학과)는 지도와 항공사진 등의 자료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오늘날까지 산황동 느티나무의 수세와 루트존(뿌리가 뻗어 있는 범위)의 위축을 객관적으로 짚었다. 이어 홍 교수는 뿌리의 생장을 중심으로 느티나무의 특성을 설명한 후, 인공수피 외과수술 등 섣부른 방식의 인위적 조치가 오히려 느티나무의 생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지적하며 “나무 스스로 치유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홍석환 교수는 루트존 확장을 통한 환경개선과 함께 “주민의 삶과 함께 하는 마을광장으로서의 위상 회복”을 주문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 왼쪽부터 김양진 한겨레21 기자, 김종천 고양시 녹지과장, 우종영 나무의사, 김진환 뿌리생리학 전문가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 왼쪽부터 김양진 한겨레21 기자, 김종천 고양시 녹지과장, 우종영 나무의사, 김진환 뿌리생리학 전문가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김진환 뿌리생리학 전문가는 수목 관리 선진국 사례를 소개하며 “보다 적극적이고 과학적인 보호수 관리 대책”을 촉구했고 ▲우종영 나무의사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산황동 느티나무 수목진단서를 제시하며 ‘뿌리 절대보호구역’을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전국의 노거수 탐방 기획기사를 연재중인 김양진 한겨레21기자는 ‘식물복지’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오래된 나무가 전해주는 가치에 귀 기울이는 것이 세월에 대한 예의”라는 말로 토론문을 마무리했다. ▲일정상 영상으로 의견을 밝힌최진우 가로수시민연대 대표는 “산황동 느티나무는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라며 “시민 곁에서 살아가는 크고 오래된 나무의 생태문화적 가치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의 관심과 태도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한 김종천 고양시 녹지과장은 산황동 느티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약 165㎡(50여 평)의 땅에 대해 시가 직접 매입을 추진해 생육환경을 개선하고 주민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고양시 34개 보호수 중 75%가 개인 사유지에 자리하고 있어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토로하며 “산황동 느티나무 부지 매입이 성사되면 전문가, 시민활동가들과 협의해 최선의 보전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산황동 느티나무는 최근 수세가 약화되며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제공=고양환경운동연합]
산황동 느티나무는 최근 수세가 약화되며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제공=고양환경운동연합]
2014년 산황산 보전 시민운동과 용뿔 느티나무 지키기 운동을 시작한 고양환경연합은 그동안 수십번의 집회와 텐트농성, 단식농성, 산황산 생태조사, 걷기·나무심기·촛불버스킹 시민 캠페인, 토론회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증설 시도는 여전히 산황산과 용뿔 느티나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조정 공동의장은 “산황산 숲과 700년 느티나무가 고양시민들의 소중한 생태자산으로 보전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산황산 용뿔 느티나무 할아버지,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산황산 용뿔 느티나무 할아버지,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출처 : 고양신문(http://www.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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